지난 시간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와 그 쓰임과 특징에 대해서 알아봤었죠. 이번 시간에는 이러한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에 대해서 알아보려 하는데요. 여러분이 알고 있는 반도체 기업은 어떤 기업들이 있나요? 삼성전자, TSMC 등 한 번쯤 들어봤을 기업들이 있을 텐데요. 이러한 반도체 기업들은 반도체 산업 내에서 각자 하는 역할이 조금씩 다릅니다. 차근차근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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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업의 종류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반도체 산업에서 반도체가 어떤 단계를 거쳐 만들어지고 판매되는지 그 과정을 알아야 하는데요. 과정은 크게 네 가지를 거치게 됩니다. 어떤 반도체를 만들지 계획을 세우는 설계, 반도체 공정을 거쳐 만들어 내는 생산, 반도체를 검사하고 포장하는 패키징과 테스트,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유통의 과정이 있습니다. 반도체 기업은 여기서 어떤 단계를 맡고 있느냐에 따라 파운드리, 팹리스 등 업체의 종류가 결정되죠.
■ 팹리스 (Fabless) – ‘설계’가 전문이지만, 유통까지!
팹리스란 ‘제조설비’를 뜻하는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Fab*)과 리스(-less)를 합성한 말로, 반도체를 만드는 공장을 소유하지 않고 반도체 회로설계와 판매를 담당하는 회사를 말하는데요. 이렇게 자체적으로 설계한 브랜드 제품을 협력업체(파운드리)에 맡겨 생산합니다. 여기서 생산된 반도체 제품은 자사의 브랜드 이름으로 판매하게 되죠.
왜 직접 만들지 않고 협력업체에 맡기는 걸까요? 이유는 팹(fab)이 많은 자금이 요구되기 때문인데요. 이에 투자하지 않고 우수한 칩 설계 기술을 갖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죠. 대표적인 팹리스 기업으로는 엔비디아, 미디어텍, AMD 등이 있습니다.
*팹(fabrication facility): 반도체 생산의 핵심인 실리콘 웨이퍼*를
만드는 공장을 일컫는 말. 반도체 부품(특히
집적 회로)을 생산하며 컴퓨터 및 스마트폰 등의 핵심 부품(CPU,
GPU, RAM 등)을 만든다.
*웨이퍼(Wafer):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
실리콘이나 갈륨비소 등 단결정 막대기를 얇게 썬 둥근 판으로 서브스트레이트라고도 불린다.
■ 칩리스 (chipless) – 오직 설계 전문!
칩리스 기업은 팹리스와 같이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반도체 칩 자체가 없다고 해서 칩리스라고 하는데요. 설계의 배경이 되는 설계 라이선스를 IDM, 파운드리 기업에 제공하여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 수익을 얻기 때문에 IP 기업이라고도 불리죠.
팹리스와 다른 점이 있다면 팹리스는 설계 후 협력업체를 통해 자사 제품을 만든다면, 칩리스는 설계 라이선스를 판매할 뿐 자신의 브랜드로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칩리스 기업으로는 ARM, Synopsys 등이 있죠.
■ 파운드리 (Foundry) – 오직 생산에 집중!
이렇듯 반도체에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칩리스가 있다면,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도 있는데요. 바로 파운드리 기업입니다. 파운드리(Foundry)의 원래 뜻은 주형에 쇳물을 부어 금속, 유리제품을 찍어 내는 공장을 의미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을 의미하죠. 파운드리는 자사 기업의 자체 제품이 아닌 다른 회사의 설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산’만’ 합니다. 즉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직접 설계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제품을 대신 만들어 이익을 얻는 것이죠.
그렇다면 파운드리 기업의 주 고객은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와 칩리스일 겁니다. 왜냐하면 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수조원대의 막대한 시설 투자비용이 들고 고도의 생산기술이 필요하지만, 반도체를 개발하는 모든 회사들이 반도체를 생산하기는 어렵기 때문이죠. 따라서 파운드리는 이러한 수많은 팹리스 기업의 생산기지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인 파운드리 기업으로는 TSMC, 글로벌파운드리, 삼성전자 등이 있죠.
※ 웨이퍼: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
■ OSAT (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 패키징과 테스트 전문!
반도체를 설계하고 만들고 나면, 잘 만들어졌는지 혹시 오류는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있는데요. 이 작업을 진행하는 기업이 바로 OSAT입니다. 반도체 후공정인 패키징과 테스트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말하는데요. 파운드리 기업에서 웨이퍼를 넘겨받아 테스트 및 패키징 등의 마무리 작업을 주로 하죠.
OSAT 기업은 크게 패키징 업체와 테스트 업체로 나뉘는데요. 패킹징 업체는 파운드리에서 생산된 웨이퍼 위의 칩들을 낱개로 하나하나 잘라내어 포장하는 작업을 합니다. 이렇게 팹 공정과 패키징 공정 작업을 마친 반도체는 완벽한 품질과 신뢰성을 위해 테스트 업체에서 철저한 검사를 거쳐서 테스트하죠. 대표적인 OSAT 기업으로는 에이팩트, 엘비세미콘, SFA반도체 등이 있습니다.
■ 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 혼자서 다 한다!
앞서 언급된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을 일컬어 종합 반도체 기업, IDM이라고 합니다. 반도체의 개발부터 설계, 생산과 판매까지 전부 직접 하며, 자체적인 팹(fab)도 보유하고 있죠. 대표적인 IDM 기업으로는 인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IDM 기업이라고 해서 모든 반도체를 설계부터 판매하기란 쉽지 않은데요. 따라서 반도체 구조가 복잡한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의 경우는 설계나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나 파운드리 같은 기업들이 있고요. IDM 기업은 주로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진행합니다.
반도체 종류에 이어 반도체 산업 내 다양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서도 알아봤는데요. 반도체는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고,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만큼 다양한 기업이 서로 이해관계를 가지고 협력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은 4차 산업혁명, 비대면 확대에 따른 IT 기기 수요 증가, 반도체 품귀 현상 등 향후에도 호황이 예상되는 산업입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더욱 현명한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 본 콘텐츠에서 언급된 기업명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해당 내용이 삼성자산운용의 펀드 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