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금세기 안에 120세까지 살 수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900년대 초기 때만 해도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40~45세 전후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생명공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세계인구보고서의 2012년 기준, 인류의 수명은 여성 84.0세, 남성 77.3세로 늘어났으며 최근에는 ‘100세’를 넘는 건강한 노인들이 늘어남에 따라 ‘100세 시대’라는 말도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평균수명 증가 추세라면 인간의 평균 수명은 금세기 안에 120세까지도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래학자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평균수명의 증가는 평균 60세에 퇴직한 이후 20~40년의 여생을 위한 노인들의 일자리 문제라는 새로운 화두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요. 이에 경제활동이 가능한 노인들의 경우 비교적 구하기 쉬운 ‘황혼알바‘를 선택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장수 리스크가 만들어 낸 ‘황혼알바’
‘황혼알바’란 50대 초반에 회사를 나와 정규직으로 재취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 하기에 보다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찾아 나서는 것을 말하는데요. ‘황혼알바’를 선택하는 이유 중에는 오래 사는 데 따르는 ‘리스크’가 존재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오래 사는데 따르는 리스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 볼까요?
첫 번째는 경제 면의 불안입니다. 은퇴 후 안정된 소득원이 없어지면 생활수준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불안감은 결국 개인 각자가 질 수밖에 없습니다. 노후생활비가 얼마나 필요하다는 것은 물가상승률과 자산운용 수익률, 각자의 생활수준 차이에 따라 필요한 자금 규모가 달라서 정확히 짚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국민연금이 50대 이상 은퇴자와 은퇴예정자를 대상으로 노후를 위한 최소 생활비를 조사한 결과, 개인 기준 월 77만원(부부 기준 월 133만원)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이는 그야말로 겨우 밥 먹고 사는 정도의 최소비용으로, 표준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적정생활비로는 개인 기준 월 110만원, 부부기준 월 184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만일 기본 생활비와 취미, 여가생활비를 좀 더 풍족하게 계산한다면 월 184만원 이상보다 더 많은 노후자금이 필요하겠죠?
두 번째는 삶의 보람을 잃은 데 따른 불안감입니다. 직장은 단순히 월급을 받는 생활수단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확인 받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직장을 잃는다는 것은 좀 과장해서 이야기 하면 삶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과 비슷하다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 같은 상태에 몰리지 않으려 직장에서 은퇴하더라도 용돈벌이를 할 수 있는 소일거리를 계속 가지려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수 리스크를 살펴보니 은퇴하면 집에서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생각은 이제는 옛말, ‘황혼알바’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 같은데요. 요즘은 관점을 달리하여 ‘황혼알바’를 통해 과거에는 꿈꾸지 못했던 다양한 일을 경험하거나, 제 1의 인생에서 실패한 삶을 제 2의 인생에서 성공으로 만드는 ‘인생의 역전’도 기대하는 노인들도 있다고 합니다.
적극적으로 ‘황혼알바’를 찾아 나서는 노인들
실제로 알바 전문 포털 사이트에서 ‘최근 알바 구직 이력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대들이 선호하는 인기 업종에 중·장년층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0년에 비해 50대의 커피 전문점 지원이 11배(517건) 증가했고 베이커리 12배(435건), 패밀리 레스토랑이 11배(252건) 늘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전화상담·접수 10배(2637건), 매장관리 14배(840건), 물류·창고 관리 8배(1490건) 등에도 ‘황혼알바’를 구하는 노인들의 지원이 크게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이러한 노인들의 변화에 응하는 고용주는 많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노인들의 움직임에 응하는 고용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로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인 어린 아르바이트생보다는 조금 속도가 느릴지라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며 성실한 태도로 업무를 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이미 선진국들에서는 오래 전부터 ‘제 2의 인생’, ‘제 2의 경력’ 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말은 지식사회의 도래를 예언했던 피터드러커 교수가 사용해서 유명해진 말인데, 한국에서는 이를 ‘이모작 인생’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농사를 일찍 서두른 농부는 1년에 논농사를 두 번 지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따온 것인데요. 이를 우리의 인생에 적용해 본다면 직업은 평생 하나만 갖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에 따라 몇 개씩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오래 사는 데 따르는 리스크 때문에 ‘황혼알바’를 선택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노후의 생활 자금 때문이 아닌 더욱 활기찬 노령기를 보내기 위해 ‘황혼알바’를 선택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이들이 안심하고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는 일자리 또한 늘어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