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어릴 적 처음으로 혼자 심부름을 떠났던 날을 기억하시나요? 좌충우돌 끝에 집으로 돌아와 뿌듯한 얼굴로 사온 물건을 건네고 나면, 부모님께 한껏 칭찬을 받을 수 있었죠. 돌이켜보면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경제를 배워나가는 기회였습니다. 조금 더 빠르고 체계적인 경제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요즘, 내 아이를 현명하게 소비하고 절약하는 아이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경제교육을 해 주어야 할까요? 올해에는 꼭 아이의 경제교육을 시작하겠다고 마음 먹은 분들이라면, 성자씨와 함께 차근차근 시작해보아요.
경제의 첫걸음, 그림책과 크레파스로 시작하세요
우선 경제교육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라면 아이의 용돈부터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꼭 용돈만이 경제교육의 시작이 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일반적으로 아이가 만 3세가 되는 시기부터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요. 수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동화책을 읽어준다거나 동전을 따라 그려 보는 것도 소비와 화폐에 대한 개념을 세우는 좋은 교육이 됩니다.
유치원생 아이에게는 단기 용돈부터!
만 4세 정도가 되면 수에 대한 개념이 잡혀 간단한 심부름을 곧잘 하기도 하는데요. 화폐를 구분하고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있게 된 아이에게는 이틀이나 사흘의 시간을 주고 용돈을 줘 보는 것도 좋습니다. “2천원을 줄 테니까 이 돈을 내일까지 쓰는 거야” 라고 알려주는 것이죠. 이 때 용돈의 액수는 아이가 평소에 소비하는 액수와 비슷하거나 조금 모자란 정도가 좋습니다. 부족한 용돈은 받아쓰기 시험이나 상장 등의 대가로 주는 방식보다는 집안일 등의 노동을 통해 주는 방법이 조금 더 바람직합니다. 자신의 노동이 가족에게 도움이 될 만한 가치가 있음에 성취감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죠.
초등학생 아이에게는 용돈기입장이 필수!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이 기간을 점점 늘려 일주일, 혹은 한 달 동안 사용할 용돈을 주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인 액수와 기간은 아이와 직접 상의 후 결정하고, 이 때부터는 반드시 용돈기입장을 쓰는 습관을 길러주세요. 경제 교육이란 돈을 아껴 쓰는 것만이 아니라,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죠. 지난 소비를 파악해 다음 지출을 예상해보는 스스로의 판단 과정이 아이들에게는 좋은 교육이 됩니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용돈기입장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이 먼저 아이들 앞에서 가계부를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겠죠?
통장과 저금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세요
친척들을 만나 평소보다 다소 큰 액수의 용돈을 받았을 때나, 용돈을 아껴 모으고 싶어하는 아이에게는 직접 통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눈으로 보고 배우는 교육만큼 좋은 건 없듯, 직접 은행 창구를 찾아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통장을 받으며 뿌듯함을 느끼게 해 주세요. 통장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액수를 직접 확인시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금통 역시 좋은 경제교육의 도구가 됩니다. 저금통은 금방 다 모을 수 있도록 크기가 작고, 안이 보이게 투명한 것으로 마련해주세요. 동전이 늘어나는 것을 아이가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동전을 더 넣을 수 없이 가득 차게 되면 아이에게 큰 성취감을 선물할 수 있어 용돈을 모으기에는 더없이 좋은 방법입니다.
경제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용돈관리에 꾸준히 흥미를 갖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용돈을 받아도 소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서툴러 원하는 물건을 사지 못하거나, 돈이 모이지 않는다면 아이는 금방 지쳐버리겠죠. 자라면서 수많은 경제생활을 하게 될 아이에게 절약과 소비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고, 스스로 지출과 소비를 조절하고 계획할 수 있도록 충분한 칭찬과 조언으로 아이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