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비슷한 디자인, 비슷한 형태로 봇물 터지듯 출시되는 제품들. 그 사이에서 눈에 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수많은 업체들은 새롭고 뛰어난 제품을 개발하고 그 제품이 소비자의 눈길을 받을 수 있도록 아이디어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러한 마케팅 전략을 일컬어 ‘퍼플카우‘라고 합니다.
‘퍼플카우’로 생존하는 시대, ‘퍼플카우’란?
‘퍼플카우’는 보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을 확 잡아 끄는,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화젯거리가 되고 추천거리가 될 만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마케팅 전문가 ‘세고스딘’이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소의 이미지가 아니라 눈에 확 띌 수 있도록 소를 보라색으로 바꾸는 것처럼 기존의 제품보다 새롭고 흥미진진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등장하였습니다.
마케팅이라는 것은 단독이 아니라 경쟁자, 즉 비교대상이 있어야 빛을 발하는 법이기에 ‘퍼플카우’는 넘쳐나는 여러 제품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인데요. ‘퍼플카우’라는 용어의 개념을 만든 ‘세고스딘’은 ‘퍼플카우(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제목의 책도 출판하여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전략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놓았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살짝 살펴볼까요?
화젯거리를 만들어라! 입소문 전략
화젯거리를 만드는 입소문 전략 방식은 트렌드 변화가 빠른 패션업종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아름다운 보석이 담긴 티파니의 파란 상자를 선물로 받은 여성들은 자랑과 자긍을 담아 소문을 내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티파니의 파란상자는 ‘티파니블루’라고 불리며 그 자체만으로도 말이 필요 없는 슬로건이자 여성들의 환상이 되었습니다.
입소문 전략으로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크리스피 도넛’을 들 수 있습니다. 광고 대신에 신규점포를 오픈할 때마다 무료 도넛을 나눠 줌으로써 엄청난 인파를 모여들게 한 것인데요. 뿐만 아니라 점포 외부를 유리로 설계하여 도넛 제작 과정을 외부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핫 도넛 나우(Hot Donuts Now)’란 옥외 네온사인을 통해 도넛 생산 시간을 알려 도넛을 맛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는 것으로 가장 큰 입소문 전략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소수(오타쿠)를 잡아라! 한정판 전략
어떤 한 분야에 몰두해 그것 외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는 ‘퍼플카우’ 마케팅 효과로 직결됩니다. 놀랄만한 제품을 창조하고 그런 제품을 열망하는 소수를 공략하여 인정을 받는 것이 더 효율적인 마케팅이라고 판단하여, 기업들은 마니아 소비자들을 위해 퍼플카우 전략으로 한정판매 아이템을 내놓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 2000년부터 새천년을 기념하는 밀레니엄 보틀을 만든 이후 매년 독특한 모양의 병에 담긴 한정판 물을 내놓는 ‘에비앙’이 있는데요. 한정판 보틀 물에 대한 관심으로 에비앙은 브랜드 가치가 유지되는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네요.
상식을 깨부숴라! 발상의 전환
로마의 판테온은 아름답고 숨이 막힐 듯 하고, 역사적인 유적으로서 이탈리아의 피사의 사탑보다 더욱 뛰어나다고 합니다. 하지만 판테온의 방문객 수는 피사의 사탑에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기울어진 탑’이라는 메시지 하나가 더욱 피사의 사탑을 인상적이게 만들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피사의 사탑 이야기를 두고 ‘퍼플카우’ 책에서는 제품이 존재 자체에서부터 인정받는 것이 아닌, 남과는 차별화 되는 아이디어가 퍼져야 의미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와 비견되는 대표적인 국내 사례로는 ‘3,300원의 신화’로 불리는 화장품업체 미샤와 더페이스샵이 해당됩니다. 다른 화장품들이 보다 고가의 가격을 책정할 때, 두 업체는 화장품 가격을 10% 정도 낮추어 책정했습니다. 상식을 깨부순 발상의 전환에 빗대어 본다면 가격을 낮추는 것은 대단한 모험입니다. 하지만 ‘비싼 화장품이 품질도 좋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현재는 국내 상위권의 화장품 업체로 당당히 자리잡고 있죠.
이렇듯 많은 기업들은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인한 정보의 홍수 시대에 바빠서 광고에 눈길을 줄 시간이 없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퍼플카우’ 전략을 선택하고 있는데요. 그것이 첨단기술제품이든, 생활용품이든 아니면 금융기관의 서비스인지를 막론하고, 누가 봐도 주목하게 되고, 새롭고 흥미진진한 그런 제품, 그래서 달리는 말처럼 입소문이 퍼져나가는 제품들이 곧 기업생존의 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